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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 - 장기하와 얼굴들 / Kiha & The Faces

기타평민 2017. 5. 1. 16:00

하루한곡 기타평민의 선곡으로 들어본다! Track No.81

ㅋ - 장기하와 얼굴들 / Kiha & The Faces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마 이걸 주제로 해서 곡이 나올 거라곤 상상도 못 해봤습니다. 그것도 이렇게 세련되게 말이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어쩌면 가장 하찮은 단어... 라기도 뭐한 'ㅋ' 가 노래로 쓰였고, 불리고 있습니다. 장기하와 얼굴들 'ㅋ' 입니다.

 

 

 

정말 빵 터진 것보다야 낳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전 이 곡을 들었을 때, 빵 터졌습니다. 첫 번째로는 '이게 뭐야?' 라며 웃은 헛웃음이었고, 두 번째로 그와 동시에 이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와 크리에이티브함에 감동한 웃음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이 시대를 설명해야 하는 시간이 온다면 이 노래를 예로 들 것 같습니다. 그때 들으면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놀라운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대놓고 그 시대를 대변하는 어떤 것을 노래로 만든 시도는 계속 있었습니다. 삐삐가 등장했고, 시간이 지나 이제는 휴대폰 배터리가 등장하는 노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참 깨알 같습니다. 이 시대가 보여주고 있는 아주 작은 '디테일'을 가지고, 시대의 연인들이 고민한 흔적을 노래합니다. 그런 면에서 'ㅋ' 는 굉장히 유니크한 곡의 이미지를 가집니다.

 

 

 

흡사 산울림의 '그 것'을 계승한 듯하지만, 이제 장기하와 얼굴들은 보컬 장기하를 비롯해 모든 멤버들이 각자 명확한 방향을 잡은 것 같습니다. 대중에게 처음 선보였던 그때, 그저 좀 웃긴 곡을 만들어 온 인디밴드였지만, 이제 그들은 장르로도 대변되지 않을 정도로 자신들을 브랜드화 하는데 성공한 듯 보입니다.

 

생각해보면 이들은 이미 처음 등장했을 시기부터 자신들의 브랜드를 명확히 알고 있었다고도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이 아직 대중들에게 시간이 필요했겠죠. '너무 코미디 요소를 가져다 가벼운 음악만 하는 게 아니냐?' 는 질문에 '노래가 왜 웃기면 안되죠?' 라며 반문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앞으로 장기하와 얼굴들이란 브랜드에서 들려줄 새로운 시도들이 굉장히 궁금해집니다.

 

입니다.

 

 

 

가사

 

ㅋ - 장기하와 얼굴들 / Kiha & The Faces

 

너는 쿨쿨 자나봐
문을 쿵쿵 두드리고 싶지만
어두컴컴한 밤이라
문자로 콕콕콕콕콕콕 찍어서 보낸다

 

웬종일 쿵쿵대는 내 맘을
시시콜콜 적어 전송했지만
너는 쿨쿨 자다가
아주 짧게 ㅋ 한 글자만 찍어서 보냈다

 

크크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큰 걸 바라지는 않았어
맘맘맘마 맘마 맘마 맘마 맘맘
말 같은 말 해 주길 바랬어
ㅋㅋㅋㅋ ㅋㅋ ㅋㅋ ㅋㅋ ㅋㅋ
빵 터진 것보다야 나은가
ㅋㅋㅋ도 ㅋㅋ도 아닌 한 글자에
눈물 콱 쏟아져 버리고 말았네

 

웃음을 많이 섞으니까는
장난스럽게 보였겠지만
정성스럽게 적었던 거야

 

나는 마치 콩을 젓가락으로 옮길 때처럼
이모티콘 하나마저 조심스럽게 정했어
나는 큰 결심을 하고서 보낸 문잔데
너는 ㅋ 한 글자로 모든 걸 마무리해버렸어
이제는 퀭 하고 시뻘개진 내 눈에 비치는 건
완전히 쾅 닫힌 대화창뿐이네

 

크크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큰 걸 바라지는 않았어
맘맘맘마 맘마 맘마 맘마 맘맘
말 같은 말 해주길 바랬어
ㅋㅋㅋㅋ ㅋㅋ ㅋㅋ ㅋㅋ ㅋㅋ
빵 터진 것보다야 나은가
ㅋㅋㅋ도 ㅋㅋ도 아닌 한 글자에
눈물 콸콸콸콸콸콸콸

 

 

사진출처 : 공식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