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Guitar Lab/기타평민이야기 64

페달보드 2022년 12월

2022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항상 변화하는 페달보드 중, 2022년의 마지막 페달보드를 한 번 정리해 포스팅해 본다. HX Stomp 를 기준으로 이렇게 저렇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HX Stomp 와 같은 급의 멀티들이 가지고 있는 페달 시뮬들이 사실 모자람이 없기에, 많은 페달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이 아날로그의 감성이라는 것이 참 대체 불가라... 이렇게 저렇게 하나씩 바꿈질을 하다보니 결과가 이렇게... 하아~ 돈이여~ 절대 믿지 말아야 할 말... 기타 연주자의 '이게 마지막이야...' 란... 말... 시그널은 Empress comp MKII -> HX Stomp -> OUT HX Stomp 루프 내에 TS808(Trial ModLab RC4558 Mod) -> Full-Drive ..

깁슨 레스폴 커스텀 / Gibson Les Paul Custom

새로운 식구로 합류한 깁슨 레스폴 커스텀 기타를 치는 동안 품고 있던 깁슨 레스폴, 특히 커스텀에 관한 나만의 로망은 지인의 깁슨을 입양하면서 이뤄졌다. 02년산, 490R-498T 험버커 조합, 4.9의 엄청난 무게와 야구 방망이 두께의 넥, 락카 피니시 까지. 잘 알려진 깁커의 모습이다. 소리야 뭐, 울림이 아주 우렁차고 힘이 넘치는 그런 녀석이다. 더럽게 연주하기 어려운 기타. 일단 나는 레스폴을 좋아하지 않는다. 소리는 좋은데, 참 연주하기 어렵고, 불편한 것이 그 이유다. 이 녀석? 말할 것도 없이 불편하다. 현재까지 사용하던 레스폴은 에피폰 레스폴인데, 스탠다드 쉐입을 가지고 있는 에피폰보다 커스텀인 이 녀석이 훠~~~월씬 불편하다. 정말 안 맞는다. 그런데 내꺼. 응. 깁슨은 그런 기타인 것..

매일 기타를 잡는 일

요즘은 거의 기타를 못 잡고 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연주할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스탠드 옆에 세워 놓고 언제든 잡을 수 있도록 했지만, 생각보다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모든 연주자가 다 그렇진 않겠지만, 약간 이런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주위의 프로 기타리스트들도 보면 슬럼프라 하긴 뭐하지만, 딱히 바쁘지 않아도 연주 자체를 안 하는 시기는 생기는 듯하다. 그런 거 보면 매일 기타를 잡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 그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고 느낀다. 취미로 하는 일이니 아무래도 더 힘들 수밖에. 예전 어느 지하철에서 연주하던 백발의 노인들이 기억난다. 엄청난 실력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이전에 프로였다고 할만한 실력도 아니었는데, 그 자리에서 그 나이에 연주하는..

기타는 몇 대나 있어야 할까?

프로 기타리스트부터 취미 기타리스트들까지 일반인의 기준에서 볼 때, 기타의 적정 대수는 몇 대나 될까? 기타를 치다보면 필자도 심심치 않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 기타들이 모두 필요해?' 라고. 소리도 다르고 연주감도 다르고 어떤 테크닉이 되니 안 되니...... 열심히 설명해보지만, 딱히 납득이 되진 않는 듯하다. 자신에게 되물어본다. 이게 다 필요할까? 필자는 일렉기타 3대, 어쿠스틱 기타 1대 (사실 아내 거까지 2대), 베이스 기타 1대를 보유하고 있다. 일렉기타 2대와 어쿠스틱 기타 1대는 의도하고 보유하고 있었지만, 어쩌다 보니 불가항력적으로 기타가 늘어났다. 얼마 전 봄을 맞아 기타 상태를 모두 점검했다. 소모품 부분에서 리페어가 필요한 부분도 있었지만, 세팅 상태나 기타 자체들은 ..

음악인으로 산다는 것.

전문 음악인을 목표로 하는 이도 있고, 현재 프로로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인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는 사실 양측 모두에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을 글들을 조금 읽어봤다면 필자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음악에 투자하고 있는지 알 것이다. 왜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할까? 음악을 하면서 드는 질문들이 있다. 답이 없는 질문이지만, 그래도 하게 된다. 분명 필자는 전문 음악인이 아니다. 음악으로 돈을 벌고 있지 않고, 그렇다고 실력적으로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냥 취미로 즐기는 취미 음악인 정도랄까? 그런데 가끔 보면 과하다. 음악 하려고 다른 것을 한다. 굳이 따지면 헤비 취미 음악인 정도가 될 거 같다. 이유는 단순하다. 재미있고 즐거우니까. 어찌 보면 '마니아', '오덕' 등으로 정의된 그룹과 같..

공연 도중 기타에서 소리가 나지 않았다.

아직도 생각하면 식은땀이 흐른다. 첫 밴드의 첫 공연은 정말 설레고 즐거운 일이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무대 위의 감각은 그 어떤 경험보다 새로운 것이었다. 그 첫 공연에서 필자는 평생 잊지 못할 상황을 접하게 되는데...... 첫 곡의 공연이 끝나고, 2번째 곡을 준비하던 때였다.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난 기타의 볼륨을 높였고, 앰프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상하다. 분명 모든 점검을 맞추고, 리허설도 끝난 터였다. 하지만 앰프는 아무 말이 없었다. '2번 곡을 시작하겠습니다~' 라던 보컬 형의 멘크가 끝난 지 어언 2~3분이 흘렀다. 정말 2~3시간, 아니 2~3일 같았다. 나는 점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덩달아 엔지니어 분도 믹서 체크를 진행했고, 결국 무대 아래서 지켜보던 나의 기타 스승까지 무..

스택 앰프에 관한 로망! JVM410h + 1960a 캐비넷

아는 지인의 기타리스트가 얼마 전, 구매했다던 JVM410h + 1960a 캐비넷의 사진을 보내왔다. 기타를 치는 사람들에게 스택 앰프의 로망 정도는 있을 것인데... 내 것이 아니라도 사진을 보면 참 설렌다. 아주 깔끔하게 헤드와 12인치 4방짜리 캐비넷을 구매했다. 무려 진공관 100W 헤드고, 그들의 조합은 엄청난 음량과 음압을 자랑한다. 이들을 어디에 놓고 연주할 건지에 관한 것이 어쩌면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기타리스트에겐 좋은 지하실이 있다. 엄청난 음량을 커버할만한 지하실은 아니겠지만, 적당한 방음과 집의 지리적 이점 때문에 앰프의 커버가 가능한 듯하다. JVM410h 는 채널이 4개나 존재한다. 루프에 적당한 멀티 혹은 공간계 커버용 이펙터만 있으면 못할 장르가 없다. 마샬..

합주실을 다시 만들자고?! <인트로>

시국이 시국인지라 5인 이상의 밴드는 물론, 거의 모든 밴드가 합주를 쉬고 있을 것이다. 뭐랄까? 거의 밴드 시뮬레이션 수준의 카톡 대화방만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인데. 늘 있던 이슈가 조금 더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불이 붙었다. 바로 '밴드의 합주실을 만들자.' 라는... 딱히 누구나 다 그렇다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아지트가 있으면 안정감이 생긴다. 다달이 나가는 월세가 있기에 조금 더 밴드에 집중도 하게 되고... 물론 이게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는 애매~하지만서도~!? 야튼 합주실 이야기로 밴드에는 오랜만에 시원하게 바람이 불었다. 쌓여있는 카톡 개수만 봐도 뭐~ ㅋㅋㅋ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1. 기존 합주실을 만들어 사용하던 장소를 인수하자. 인수 + 커스텀 2. 장소를 섭외하고 합주실을 만들..

합주실에 귀신이 산다. / 믿거나 말거나...

우선 직접 격은 이야기는 아니라는 걸 말하면서 시작한다. 이전 포스팅에서 필자가 합주실을 만들었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바로 이 합주실에서 벌어진 일이다. 우리의 합주실에는 늘 한 사람이 상주했다. 그 한 사람은 함께 했던 다른 밴드의 베이시스트였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합주실을 관리함과 동시에 숙식을 했다. 덕분에 필자와 다른 멤버들은 합주실 관리에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었다. 이건 그분의 이야기를 조금 각색한 글이다. - 편하게 정호(가명) 씨로 호칭하겠다. - TV... 어느 날은 자고 있는데, 특정 시간이 TV 가 켜졌다. '삐~~~~~~' 모든 방송이 끝난 채널 조정 시간. 언제 들어도 기분 나쁜 음은 계속 이어졌다. 꺼버렸다. 그 후, 몇 일동안 그 TV 는 그 시간만 되면 켜졌다. 아무리..

이제는 추억이 되어 버린 합주의 나날들

작년 합주를 끝으로 올해는 단 한 번도 멤버들과 모이지 못했다. 그때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 심해질 거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스케줄만 맞으면 할 수 있는 합주를... 당연하다고 생각한 합주가... 지금은 '안' 당연하다. 합주는커녕 집에서 나가는 것조차 두려운 세상이 되었다. 이제 마스크를 쓰는 건 너무 당연한 일상이 되었고, 사람들과의 접촉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거리를 걷다 사람들을 마주치면 서로 경계하는 눈빛이 느껴진다. 큰 앰프에 파워풀한 드럼소리, 가슴을 울리는 베이스 사운드를 들어본 게 얼마만인지... 2020년을 돌아보면 참 답답하다. 이제 마지막 2020년 하루가 남았다. 2021년의 합주스케줄은 항상 정기적으로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세상이 다시 안정화되었으면 좋겠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