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어느 카테고리로 적을까 고민했다. 결국 내가 요즘 연습하면서 가장 많이 가지는 생각이기에, 연습일지로 정했다.
기타라는 악기는 처음다룰 때, 레슨을 받기도 하고, 책을 보면서 각 챕터들이 생각보다 많이 간단해 보였다. 레슨이나 책에서 보여준 나의 목표는 그다지 높지 않았고, 그것을 이루는데 빠르면 1시간, 느려봐야 1주일이었다. 하지만 애초에 그 목표가 가지는 목적이라는 것은 나의 생각과 많이 다른 것이었다.
예를 들면 이렇다. C 코드를 잡는다고 쳐보자. 레슨과 책으로 나는 C 코드를 잡는 방법을 배웠다. 잡을 수 있었고, 연습을 통해, 한 번에 잡는 법도 익혔다. 하이코드에서 혹은 다른 어떤 코드에서 어떤 폼을 유지하고 있어도 바로 C 코드로 잡을 수 있는 연습까지 완료했다. 그런데 실제 C 코드의 3도음이 뭔지, 코드 폼에서 몇 번째 손가락이 3도음인지 몰랐다. 도, 미, 솔을 배우고 나서도, '3도음이 E, 루트음이 C 인 코드를 잡아보자~' 하면 순간 멘붕으로 빠졌다.
정확한 예는 아니지만, 이론을 공부하면서 알고 있던 실기 연습량이 얼마나 얕고, 허접했는지 많이 느낀다. 딱히 어려운 공식의 수학도 아니고, 산수의 덧셈 뺄셈 메커니즘인데도 막상 기타를 잡고 이론을 접목하면 어렵다. 그리고 하나를 풀었을 때, 지금까지 늘 해오던 그 쉬운 코드들이 어렵게 느껴진다.
'아... 이거였어?'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반대로 말하면,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아는 게 아니었던 거다. 기타라는 악기가 하나의 챕터에 얼마나 방대한 량의 실기를 요구하는지 더욱 뼈저리게 실감한다.
기타는...
정말 어려운 악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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