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목적은 분명했다.
개인적으로 활용이 크지 않던 모듈레이션 계열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싶지 않았고,
기존 모듈계열의 멀티이펙터들을 생각했을 때 떠올리는 장비들은
하나 같이 무거웠기에 가볍기를 원했다.
소리는 노력해서라도 만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과 각오(?) 는
나름 저렴이라 불리는 이펙터들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작다, 많다, 이미지도 그 정도면 나쁘지 않네.
일단 첫인상은 몹시 작았고,
많은 이펙터를 내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베일톤이라는 회사의 dapper 라는 이펙터를 통해
'요회사 제품은 한 번쯤은 만져보고 싶다.' 라는 생각도 있었다.
한 번 까보자.
박스는 이펙터 크기만큼이나 아담하다.
작은 박스에 살짝 빡빢하게 담은 듯한 첫인상.
측면의 이펙터 스티커가 똭!
열어보면 부들부들한 비닐에 포장되어 있다.
조심스럽게 하나씩 하나씩 꺼내본다.
구성품의 전부.
많은 것이 들어 있진 않다.
페달 바닥에 붙이는 고무, 이펙터 설명서, 각 모드에 따른 노브변화 차트 정도다.
요리조리~ 보며 한컷한컷 찍어봤다.
정말 손에 들고 있으면 그 작음을 짐작 할 수 있다.
너무 작다.
대만족이었다...
- 이때까지는 정말 대만족이었다.
활용에 관한 이야기
작다는 것에 굉장히 만족했던 본인이지만,
그 만족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했다.
일단 페달보드에 올리고 좌절했다.
중앙 모드 셀렉터의 노브는 생각보다 가볍게 돌아가는 느낌이었고,
밟을 때, 필자의 큰 발로 조금만 위쪽을 밟으면 모드 노브를 건드리기 일쑤였다.
합주 때 몇 번 건드리고 아직까지 밟을 때마다 신경 써서 밟고 있다.
- 이거 생각보다 스트레스다. 다음부턴 작은 건 안 살 거라는 마음이 크게 휘몰아치고 있다.
- 하지만 이건 발이 큰 필자의 특수성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참고로 필자는 280 이고 발볼도 넓은 편이다.
물론 익숙해지면 괜찮으리라...
페달보드 위에 올린 모습.
내발에는 조금 작은 편이라 밟는데 약간의 미스가 있는 편이다.
소리에 관한 이야기
하기 전에 딴소리 약간...
이건 정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이펙터의 사운드 샘플을 만든 베일톤 직원은 좀 혼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이펙터를 그렇게... 아우...;
아마 소개 영상을 봤다면 이 페달을 구매하지 않았을 것 같다.
모드 종류와 소리에 관한 이야기
J-Chorus : 롤렌드의 JC-120 의 소리를 시뮬레이트.
이 페달의 가장 기본적인 코러스 사운드로 빈티지 코러스를 흉내 냈다고 한다.
사용해봤을 때 Mix 와 Depth 가 중앙 이상을 넘어가면 듣기 굉장히 거북한 소리가 난다.
중앙 이하의 소리가 가장 안정적이고 적당한 코러스 소리를 얻을 수 있다.
솔직히 스윗스폿이 적다.
T-Chorus : 트라이앵글 웨이브로 따뜻하고 풍성한 코러스 소리를 시뮬레이트.
J-Chorus 에 비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들린다. 만 매력적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조금 더 활용해봐야 할 듯 하고, 역시나 Mix 와 Depth 는 J-Chorus 와 동일한 느낌이다.
Detune : 드라이 시그널과 피치 쉬프팅 된 소리를 섞어서 코러스스러운 소리 연출.
자연스럽게 걸린 코러스의 느낌을 내기 좋은 것 같다.
Mix 가 Dry 시그널 레벨을 조정하고 Depth 는 기존과 동일.
Rate 가 Wet 시그널의 레벨 을 조정한다.
Mix 는 대부분의 경우 풀로 활용될 듯 하고, Depth 와 Rate 를 적당선으로 잡으면 그럴듯한 소리가 잡힌다.
오히려 T-Chorus 보다 요 모드가 조금 더 따뜻한 느낌이다.
Flange, Jet, T-Jet : 플랜저, 좀 더 넓고 풍성한 플랜저, 트레몰로와 Jet 플랜저가 결합된 소리
라는 설명인데, 솔직히 플랜저 계열은 잘 활용하진 않는다.
다만, 활용을 시도한다면 그렇게 좋을 것 같진 않아 보였다.
셋다 가변성은 좋지만 스윗스폿이 적고, 자연스러움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였다.
B-Trem : 따뜻하고 둥그런 트레몰로 사운드를 연출
이 페달의 기본 트레몰로 사운드 라는 느낌이고 특별히 단점도 장점도 보이지 않는 무난한 느낌이다.
O-Trem : 클래식 옵티컬 트레몰로 사운드를 연출
B-Trem 에 비해 조금 더 타이트한 소리를 들려준다. B-Trem 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될 듯 하다.
Phase : 이름 그대로 페이저의 사운드 연출
MXR Phase90, EvH, 스크립트 등의 1노브 만을 주로 활용하다가 이거 쓰려니 생각보다 답답하다.
나름대로 연구해보면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데...
이게 좀 시간이 든다.
좀 더 연구하면 나름대로 쓸만할 듯.
R-Phase : 랜덤 페이저 이펙팅 사운드라 해야할까?
솔직히 어디다 써야 할지 모르겠는 이펙터다.
컨트롤 영역을 벗어난 느낌을 받는다.
'왜 넣었지?' 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모드.
Vibe : 자연스럽고 따뜻한 비브라토 사운드
요 페달에 들어 있는 소리 중 그나마 가장 자연스러운 사운드
하지만 이것도 과하면 우주 까따삐야 소리를 제대로 들려준다.
따뜻한 오버드라이브에 적당히 걸어주면 굉장히 따뜻한 소리를 들려줘서 활용도가 높을 듯 싶다.
U-Vibe : Uni-Vibe 의 소리를 시뮬레이트한 모드.
결론적인 느낌은 제대로 따라한 것 같진 않고,
바이브에 페이징 사운드를 얹어놓은 느낌이랄까?
노멀 Vibe 를 더 많이 사용할 듯하다.
T-Wah : 피킹의 다이나믹에 따라 와우의 느낌을 조정하는 터치 와우.
와우는 워낙 기대를 안 했던 터라, 의외로 나름 오? 했다.
그냥저녕 나쁘지 않게 생톤에서는 활용이 가능할 것 같지만,
와우 페달이 있다면 굳이 이 모드를 쓸지 모르겠다.
A-Wah : 오토 와우.
T-Wah 와 동일한 느낌을 받았다.
- 와우 공통 : 개인적으로 와우 계열은 드라이브 앞에 위치 하는 편인데, 모듈계열의 페달보드 구조상 어쩔 수 없이 뒤로 가게 되었다.
차라리 와우를 뺐으면 어땠을까 싶다. 위치 때문에 와우는 완전히 버리는 느낌.
Ring : 메탈릭 링 사운드
라는데... 이거 뭐 어디다 써야할지...
Depth 노브로 100Hz-4kHz 의 프리퀀시를 영역을 설정할 수 있고,
Rate 로 Wet 사운드의 양을 설정할 수 있는데,
이렇게 저렇게 만져보면 약간 레트로 게임에서나 들을 수 있는 사운드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퀄리티는 그렇게 좋지 않으며,
꼭 그 사운드와 같다고 하기도 애매한 소리를 들려준다.
정말 연구가 많이 필요해 보인다.
Echo : 자연스럽고 맑은 에코사운드.
아날로그 딜레이라고 보는게 좋을 듯싶다.
Depth 노브가 Feedback
Rate 가 Time 의 역할을 한다. (50ms~580ms)
괜찮은 퀄리티의 딜레이 느낌이다. 노멀하고 너무 선명하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다.
딜레이 대용으로 활용도 괜찮을 듯.
결론...
대략 구입하고 2주 이상 사용 중이다.
이 녀석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점은 많은 모드를 제공하는 만큼 장점도 단점도 굉장히 많이 보이는 이펙터라는 점이다.
특히 스트레오, 탭템포 미지원, 쓸데없이 노브 가변성이 높은 점이 많이 아쉬운 이펙터다.
오히려 영역을 좁히려라도 세밀하게 조정되도록 설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제일 크다.
어떠한 단점도 이 녀석의 가격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겠지만, 그래도 단점은 단점 아닌가.
좀 더 오랜 연구와 지속적인 사용으로 활용도를 더 높여볼까 한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1. 작은 이펙터가 좋다.
2. 모듈레이션 계열의 이펙터는 빠르게 치고 빠지는 정도로 쓴다.
3. 가격이 싸면 좋겠다.
4. 조작은 단순 했으면 좋겠다.
5. 퀄리티는 못 들어줄 정도만 아니면 좋겠다.
이런 분께는 정말 비추한다.
1. 발이 크다.
2. 나에게 소리는 가격대 성능비의 영역이 아니다. 퀄리티 우선!
3. 확장성도 필요하다.(2개 이상의 모듈 같은...)
4. 탭템포, 스트레오 지원은 요즘 기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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