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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연주의 기본이란? 한 음을 쳐도 안 틀리고 정확히...

기타평민 2017. 3. 15. 10:00

좋은 연주의 기본이란?

 

대략 10년 정도 지난 일이네요. 그 당시 저는 기타라는 악기를 벗어나 좀 더 영역을 넓히길 원했습니다. (기타도 더럽게 못 치는데...) 그렇게 고민을 거쳐 선택한 악기가 피아노였죠. 피아노 연주자들의 초견 능력이 부럽기도 하거니와, 기타로 음악을 배우다 보니 5선보보다는 6선 타브 악보가 익숙한 저에겐 약간의 5선보 무력함? 도 있었거든요. 여하튼 이런 저런 이유로 피아노레슨을 시작했습니다.

 

 

레슨을 대략 1달 넘게 진행했을 때, 원장님으로부터 여러 부분에 관한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일단 장점이라면 리듬감이 뛰어나다,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 정도였고, 가장 치명적인 단점으로 연습하면서 틀리는 부분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다음 노트로 넘어가 곡을 완주한다는 점을 지적하셨죠. 처음에는 무슨말인지 몰랐지만, 원장님이 슬램덩크 안 선생님 같은 인자한 웃음을 지으시며 한 이야기가 좀 충격이었습니다.

 

'느리고 음이 별로 없는 곡을 안 틀리고 치는 것과, 빠르고 음이 많은 곡을 틀리고 치는 것, 어느 것이 더 좋은 연주라고 생각하세요? 혹시 틀리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세요.'

 

원곡의 속도로 어떻게든 쳐야 한다는 생각과 미숙한 테크닉은 연습에서 작은 실수를 만들어 냈고, 이 실수들을 줄이려는 집중 연습보다 끝까지 친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이죠. 틀리면 넘어가고, 틀리면 넘어가고... 원장님이 지적했던 대로 틀리는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작은 깨달음이었지만, 여러모로 충격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기타 연습에도 영향이 있었죠.

 

 

한 음을 쳐도 안 틀리고 정확히...

 

안 틀리고 치는 연습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곡을 연주하시다 보면 원 속도로 정확히 연주할 수 있는 부분과 아주 낮은 속도에서도 힘든 부분이 존재할 겁니다. 그 당시 저는 원 속도로 연주할 수 있는 부분을 기준으로 잡고 어려운 부분이 따라 올라오길 바랬다면, 지금은 힘든 부분을 기준으로 잡고, 곡 전체에서 실수가 없도록 느린 속도로 연습합니다.

 

 

최고의 장점이라면 원 속도로 연주하던 (정확히는 된다고 느꼈던) 부분의 디테일이 올라가고, 보이지 않던 실수와 어설픔이 메꿔집니다. 당연히 완곡했을 때, 곡의 퀄리티는 전자와 다릅니다. 굳이 단점이라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연습할 때 답답할 수 있다는 점인데, 사실 재연습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이것도 단점이라고 하긴 힘들겠네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 혹시나 자신도 모르게 빠르게~ 빠르게~ 만 연주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부터는 기타평민과 함께~ 맘 속으로 느리게~ 정확하게~ 를 되뇌면서 느긋하게 연습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이상 깨알팁이었습니다~

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