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BOSS) 사 최초의 스톰프형 딜레이다.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필자의 페달 보드 위에 있었던 딜레이 페달. 당시에는 중고장터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던 딜레이였고, 매물도 많은 편이었다. 대략 3번 정도 구매했고, 다시 팔고를 반복했던 것 같다.
DD-2 사운드의 매력
BOSS DD-2 의 사운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개인적인 기준에선 디지털 딜레이라는 걸 고려하면 불합격인데, 아마도 딜레이 사운드의 쨍하지 못한 해상력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부분이 참 재미있는데, 덕분에 디지털 딜레이를 쓰면서 아날로그함을 말하게 되는 묘한 모델이다. 굳이 따지면 흐릿하고 멍청한 사운드라 할 수 있겠는데, 이게 참 따스하고 좋게 들린다.
이 매력 때문인지 지금도 보스의 멀티 이펙터 및 딜레이 머신에선 DD-2의 시뮬을 제공하고 있다. 필자도 얼마 전 사용했던 BOSS DD-500에서 DD-2 시뮬을 자주 애용했다.
DD-2 의 구성
노브의 구성은 가장 기본적이다. E.LEVEL , F.BACK , D.TIME , MODE 이렇게 4개이고, MODE 는 D.TIME의 영역을 지정하는 방식이다. 최대 800ms까지 지원하고, HOLD라는 모드를 지원한다. 페달을 밟았을 때, 딜레이 사운드를 그대로, 말 그대로 누르는 순간 여음을 붙잡고 유지시켜주는 기능이다. 상당히 재미있는 기능이었고, 자주 활용했던 것 같다.
마무리
요즘은 저렴한 가격에 많은 모드와 탭템포 지원, 더 좋은 해상력까지 갖춘 모델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강추할만한 딜레이 페달은 아닌 듯하다. 특히 탭템포 미지원의 이유가 참 크다. 정 DD-2의 사운드를 즐기고 싶다면 차라리 DD-500 을 사서 DD-2 시뮬을 활용하는 걸 더 추천한다.
요즘 중고장터를 확인해보면 이제 DD-2 도 빈티지 이펙터 대접을 슬슬 받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좋은 이펙터인 것은 맞지만, 높은 가격을 주고 중고를 사는게 맞는 건지 약간의 의문이 든다. 그래도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하나 가지고 있고 싶은 필자의 마음은 단순 추억 때문일까? 아니면 아직도 그 사운드가 정말 그리운 걸까? 음... 하나 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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