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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꾹이 보드! 멀티이펙터와 꾹꾹이를 조합해보자.

기타평민 2020. 12. 29. 10:00

수많은 이펙터 리스트와 점점 그 리얼함이 하늘을 찌르는 앰프 시뮬의 멀티이펙터. 단일 이펙팅으로 강력한 개성과 아날로그적 매력을 갖추고 있는 꾹꾹이 혹은 스톰박스. 장단점이 명확한 이 두 카테고리는, 사실 필드에선 그저 하나의 이펙터 모델로서 서로의 모자람을 보완하며 포지셔닝되어 왔다. 

 

보기만 해도 살벌한... 무엇보다 이걸 들고 다닐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뭔가 무섭다.
가장 핫한 멀티이펙터 시리즈인 Line6 Helix. 굉장한 능력을 보여주지만, 아직도 멀티의 사운드적 한계를 이야기 하는 기타리스트들이 많이 있다. 

 

즉각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편리성과 아날로그함이 좋은 싱글 이펙터(이하 꾹꾹이)들은, 특정 장르를 연주하는 기타리스트에겐 좋은 선택이 되었지만, 여러 장르를 연주하는 기타리스트들에겐 굉장한 보드 무게와 톤의 제한 등, 여러 한계점을 안겨주기도 했다. 반면 멀티이펙터는 방대한 사운드 리스트를 제공하지만, 2% 모자란 사운드 개성(특히 드라이브)에 항상 발목을 붙잡히곤 했다. 

 

멀꾹이면서 오히려 더 무거워 지는 상황도...

이렇게 사운드, 기능, 편리성 등... 여러 면에서 멀티이펙터와 꾹꾹이는 보드 내에서 서로 타협하고, 협업하는 상황이 만들어졌으니... 그것이 바로 멀꾹이 보드라 하겠다.

 

서론이 길었지만 서론을 조금 더 보태보자면~

멀꾹이 구성의 시작은 단순한 구조부터 시작되었다. 드라이브는 꾹꾹이, 나머지는 멀티이펙터. 서로의 아쉬운 부분을 잘 긁어준 구성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운드를 필요로 하는 다 장르의 기타리스트에겐 멀티이펙터는 정말 꿀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드라이브 사운드의 디지털 느낌과 차가움은 자연스럽게 드라이브 꾹꾹이를 멀티이펙터와 같은 보드 내에 존재시켰다.

 

국내에서도 멀꾹이의 전설을 만든 BOSS GT-5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고, 현재의 멀티이펙터는 디지털로 아날로그를 흉내 내는 무서움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멀꾹이 보드의 멀:꾹 비율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멀>꾹 으로 점점 기울어지고 있다. 물론 꾹꾹이의 유니크함은 실질적인 수치뿐 아니라, 뮤지션의 감성적 영역도 존재하기에 디지털로 완벽히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멀꾹이 구조를 보자.

기본적으로 멀꾹이의 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는 멀티이펙터가 외부 루프를 지원하느냐, 보드 내의 멀티이펙터의 사운드적 비율, 사용 편의성 등등 여러 이유로 나뉜다. 

 

 

가장 단순한 구조. BOSS GT-1 같은 경우, 외부 루프가 없기에 보드의 구성 자체가 제한을 받는다.

우선 첫 번째는 멀티이펙터가 가장 보드 내 가장 뒷 단에 위치하는 전형적인 구조다. 꾹꾹이들이 전방에 배치되고, 초반 필터, 다이내믹, 드라이브 류들을 꾹꾹이가 전담한다. 이어지는 멀티이펙터 내의 드라이브류나 모듈레이션, 딜레이, 리버브 등의 공간계, 후반 필터나 다이내믹 등을 멀티이펙터가 전담하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장점이라는 특별히 어려운 구성이 없다. 그냥 멀티 이펙터를 뒤로 배치시킨 구조라 패치 케이블도 이펙터 하나 분만 있으면 된다. 그에 반해, 이펙터 체인에 약간의 제한이 생긴다. 예를 들어, 멀티이펙터의 와우나 볼륨을 꾹꾹이의 앞으로 배치시키고 싶다면 이 구조에선 불가능하다. 

 

단순해 보이지만, BOSS MS-3 에 연결된 케이블을 보면 음... 돈이... 음...

 

두 번째는 멀티이펙터의 루프로 꾹꾹이들을 넣는 방법이다. 이는 멀티이펙터 안에 해당 꾹꾹이들이 들어간다고 보면 되는데, 자유로운 이펙터 체인에서 큰 강점을 가진다. 어디든 배치시킬 수 있어, 멀티이펙터 하나로 원하는 컨트롤 대부분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데, 바로 돈이다. 

 

우선 외부 루프를 가진 멀티이펙터들은 그렇지 않은 멀티이펙터에 비해 대부분 비싸다. 플래그 쉽까진 아니더라도 중급 이상의 기기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 루프 제공 개수에 따라 패치 케이블도 더 많이 필요하다. 결국 다 돈이다.

 

아주 매력적인 멀꾹이

멀티이펙터의 발전이 빨라지고 상향 평준화되는 과정에서 멀꾹이 보드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편리성, 사운드 등 뭐든 놓치지 않겠다는 뮤지션의 니즈를 완벽히 충족시키고 있다. 공전의 히트를 보여준 HX Stomp 나, 얼마 전 출시한 GT-1000 Core 같은 모델은 대놓고 보드 내에서 멀꾹이를 구현하겠다는 컨셉으로 제작된 대표적인 이펙터다.

이미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Helix 의 막내 HX Stomp. 멀꾹이보드 대중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
BOSS GT-1000 Core. 페달보드 내의 멀티이펙터라는 컨셉이 명확한 멀티이펙터다.
TC 의 X5 역시 페달보드 내의 멀티이펙터에 노림수가 있다.

앞으로도 좀 더 페달보드 친화적인 멀티이펙터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몇 년 뒤, 어떤 형태의 멀꾹이 보드를 짜고 있을지 기대되는 건 비단 필자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