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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밴드의 기타리스트는 결코 쉽지 않다.

기타평민 2021. 2. 18. 10:00

 세상에는 여러 부류의 기타리스트가 존재한다. 유명 밴드의 소속이나, 프로 세션, 동호회, 직장인 밴드 등등.... 이 많은 기타리스트를 굳이 카테고리로 묶는 것도 애매하고 이상하지만, 그래도 굳이 분류를 해서~. 오늘 이 연구실 포스트에서 다뤄볼 기타리스트는 직장인 밴드의 기타리스트이다. 

직장인 밴드의 기타리스트를 굳이 정의하자면, '업이 따로 존재하고, 취미로 연주하는 기타리스트.' 정도가 될 것이다. 직장인, 자영업을 굳이 나누기보다는 다른 업으로 돈을 벌어서 취미로 음악을 하는 밴드 정도가 적당한 정의가 될 것 같다. '에이~ 그렇게 범위가 애매하면 직장인 밴드라 하면 안 되지~!' 할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 글에선 적당히 넘어가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그게 아니니. ㅎㅎㅎ

최고의 구매력을 가진 그룹군이 바로 여기다.

 보통 직장인 밴드의 기타리스트는 할 게 많다. 업으로 밴드를 하기 위해 모인 멤버들이 아니기 때문에 실력적으로 커버 곡의 제한이 걸린다. 반대로 취향이 같은 멤버가 모이기도 어렵기에, 장르적으로는 굉장히 폭이 넓다. 장르 자체가 엄청난 연주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모든 장르를 아우른다고 보면 된다. 

덕분에 사운드를 조금이라도 신경쓰는 기타리스트라면, 아주 휘황찬란한 장비들이 갖춰지는 경우가 많다. 엄청난 종류의 페달들의 조합, 멀꾹이 보드, 하이앤드 멀티이펙터 등 그들이 가지고 다니는 장비들을 보면 가격대가 후덜덜하다. 아무래도 다른 업을 통한 금전적 여유가 그래도 좀 있는 부류기에 , 장비 투자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카메라, 자동차, 낚시 등 취미가 가지는 엄청난 소비력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들의 화력은 실로 대단하다. 

한 15년 전의 페달보드다. 다 장르를 하면 이 정도 페달보드는 굉장히 작은 편에 속한다.

 

접근은 편하지만 생각보다 실력을 요구한다.

 잘하는 직장인 밴드를 유심히 보면 기타리스트의 실력이 일정 이상 갖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다 그렇진 않지만, 기타 사운드가 프런트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곡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타라는 악기가 가지는 밴드 내의 커버 영역이 굉장히 넓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적인 대중가요를 커버 곡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기타리스트는 바쁘다. 사실 잘 안 들려서 그런 거지, 대중음악 속의 기타 연주는 정말 살벌한 연주들이 대거 포함된다. 국내에서 내놓으라는 세션 기타리스트들이 녹음한 결과물이니, 어쩌면 당연하다. 

때문에 기타는 할 일이 많다. 당연히 그만한 실력을 요구당한다. 수많은 다 장르의 연주법을 커버하며, 어떤 연주는 몇 날 며칠 몇 달을 메트로놈과 씨름하면서 완성해야 한다. 어느 순간 일반적인 취미 수준의 노력과 거리가 아득히 멀어진다. 

그래도 아니, 그래서 재미있다. 

자~ 여러 이야기를 적어보았지만, 마무리를 지어볼까 한다. 조금 부정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같지만, 결국 그래서 직밴 기타리스트가 재미있다. 취미를 진지하게 대할 줄 알고, 자금력도 대거 동원한다. 다양한 장르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그만큼 밴드에 관한 애정도도 높은 편이다. 쉽지 않고, 돈도 많이 쓰고 스트레스도 받지만, 그 결과 전엔 자신들의 즐거운 선택이 있었다.

음악을 바라보면 시선도 건강하다. 즐겁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선택한다. 해야 하기 때문보다 하고 싶기 때문이 더 많으니까. 그래서 꼭 한 번 추천하고 싶다. 취미로 기타를 연주한다면 꼭 한 번 해보자. 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