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기타리스트부터 취미 기타리스트들까지 일반인의 기준에서 볼 때, 기타의 적정 대수는 몇 대나 될까? 기타를 치다보면 필자도 심심치 않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 기타들이 모두 필요해?' 라고. 소리도 다르고 연주감도 다르고 어떤 테크닉이 되니 안 되니...... 열심히 설명해보지만, 딱히 납득이 되진 않는 듯하다.
자신에게 되물어본다. 이게 다 필요할까?
필자는 일렉기타 3대, 어쿠스틱 기타 1대 (사실 아내 거까지 2대), 베이스 기타 1대를 보유하고 있다. 일렉기타 2대와 어쿠스틱 기타 1대는 의도하고 보유하고 있었지만, 어쩌다 보니 불가항력적으로 기타가 늘어났다. 얼마 전 봄을 맞아 기타 상태를 모두 점검했다. 소모품 부분에서 리페어가 필요한 부분도 있었지만, 세팅 상태나 기타 자체들은 모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정말 줄만 갈아줄 시기들이 비슷하게 왔다.
문제는 이 '줄만' 이었는데, 총 6대의 스트링을 교체하고 세팅을 잡으려고 하니 유지비 포함, 정말 '일'이었다. 다른 누군가가 했던 말을 이제는 내가 되뇌고 있었다. '이게 다 필요한가?'
그래도 있을 건, 있어야지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데도, '에이 그래도 이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 기타들이 몇 가지 있다. 스트라토캐스터, 레스폴이 가장 대표적이고, 베이스와 어쿠스틱은 사실상 아예 다른 악기이기에 굳이 따지면 필자의 리스트에서 굳이 빼자면 아이바네즈 제이커스텀 한 대 밖에는 없다. 그런데! 필자에게 24F, 플로이드 로즈 사양의 기타는 또 아이바 밖에는 없다. 아마 기타를 친다면 '응. 정말 필요한 것만 가지고 있네.' 라고 할 것이다.
모두 연주하는가?
재미있게도 모두 연주하려고 노력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노력한다.'에 있다. 이쯤 되면 기타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기타에 연주 당한다고 표현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정기적인 연주는 악기 컨디션 유지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꾸준한 연주만큼 좋은 관리는 없다.' 라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필자는 악기별로 다른 포지션을 두고 있다. 베이스는 애초에 다른 악기이니 차치하고, 보통 손을 풀면서 화성적 연습 같은 이론을 공부할 때는 어쿠스틱을 사용한다. 아무래도 기타 튜닝만 하면 바로 투입이 가능하고 적당한 텐션감 때문에 손풀기 좋은 이유다. 백킹과 묵직한 소리가 필요할 때는 레스폴을 사용하고, 솔로 연주곡에선 보통 제이커스텀을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나머지에선 스트랫을 사용하고 있다. 무조건 지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당한 룰로 여기고 있다. 이는 악기별로 잡는 톤이나 연주하는 방식들이 다르고, 테크닉 역시 악기별로 조금씩 구분 짓는 역할이 되기도 한다.
솔직히 말하자.
녹음을 차치하고 합주나 일반적인 상황에서 얘기한다면, 솔직히 다는 필요 없다. 그런데도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용도니, 소리니, 이유가 뭐니 뭐니 하는 이유는 결국 다 가지고 있을 이유(라 쓰고 핑계라 읽는다.)가 필요해서다. 그리고 이 글이 '연구실' 카테고리가 아니라 '기타평민이야기' 에 올라오는 이유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기타 하나면 된다는 기타리스트들이 문제다. (농담) 기타는 용도별로 몇 가지는 구성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정립화가 되어야 이런 글이 안 올라올 거란 말이다. 기타리스트들이여 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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