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Guitar Lab/기타평민이야기

깁슨 레스폴 커스텀 / Gibson Les Paul Custom

기타평민 2022. 3. 9. 15:12

새로운 식구로 합류한 깁슨 레스폴 커스텀

 기타를 치는 동안 품고 있던 깁슨 레스폴, 특히 커스텀에 관한 나만의 로망은 지인의 깁슨을 입양하면서 이뤄졌다. 02년산, 490R-498T 험버커 조합, 4.9의 엄청난 무게와 야구 방망이 두께의 넥, 락카 피니시 까지. 잘 알려진 깁커의 모습이다. 소리야 뭐, 울림이 아주 우렁차고 힘이 넘치는 그런 녀석이다. 

더럽게 연주하기 어려운 기타.

 일단 나는 레스폴을 좋아하지 않는다. 소리는 좋은데, 참 연주하기 어렵고, 불편한 것이 그 이유다. 이 녀석? 말할 것도 없이 불편하다. 현재까지 사용하던 레스폴은 에피폰 레스폴인데, 스탠다드 쉐입을 가지고 있는 에피폰보다 커스텀인 이 녀석이 훠~~~월씬 불편하다. 정말 안 맞는다. 

그런데 내꺼.

 응. 깁슨은 그런 기타인 것 같다. 일단 내 걸로 입양한 순간부터는 그냥 안고 가는 거다. 불편하고, 연주하기 어려운 이 기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려 준다. 모든 걸 다 내려놓을 정도로 플레이어를 극단적으로 만드는 이상한 기타다. 연주하면 연주할수록 '거봐~ 좋지? 좋잖아~?' 라고 기타가 말을 거는 느낌.  - 개인적으로 펜더보다 깁슨의 모조가 훨씬 더 종교적인 느낌이다. - 

20살을 바라보는 녀석이니 피니쉬 깨짐이 자글자글하다~

환영하고~ 우리 함께하는 나날을 상상하며~ 

헛소리도 조금 섞어가며 포스팅해봤는데, 깁슨은 참 독특한 회사다. 많은 방황과 삽질을 하고, 별 독특한 기타를 다 만들면서도 현재까지 그 역사의 가치는 잘 보존하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그 헤리티지를 상업적으로 심각하게 녹여내서 좀 짜증나는 부분도 있는 회사지만, 이만큼 '클래식'의 가치를 잘 이어온 회사가 또 있을까?

여하튼 잘 들어왔다. 함께 즐겁게 음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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