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꾹이(스톰박스), 멀티이펙터, 오디오인터페이스 등 기타를 칠 수 있는 솔루션은 정말 다양하다. 저마다의 기술발전과 정체성, 장단점이 존재하기에 뭐가 더 좋다고 말하기도 이제는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 특히 악기나 음악이라는 종목 특성상 개인적인 성향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기에 더욱더 그렇다.
'이펙터 뭐 사야 해요? 멀티이펙터가 좋다는데...?'. 요즘 들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멀티이펙터라는 장르를 콕 집어서 얘기하는 것은 사실 시대를 반영한다. 기존에는 '꾹꾹이 뭐 사야 해요?' 라는 질문이 많았다면 요즘은 '멀티이펙터 뭐 사야 할까?' 라는 질문으로 바뀌었다.
개인적으론 다른 분야에 비해 그렇게 빠른 발전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악기의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선 그래도 멀티가 굉장히 빠른 발전 속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이펙터의 특성상, 최신 제품에 대한 강한 열망과 편리성이나 녹음 상황에 대한 빠른 대비 능력 등은 오리지널성과 아날로그라는 조금은 시대와 맞지 않는 키워드들을 앞세운 스톰박스, 꾹꾹이들과는 확실히 그 발전 속도가 달랐다. 그 덕분에 많은 기타 연주자거 그 앞에서 고민하고, 초보들은 더욱더 고민한다. - 항상 예산은 한정되어 있기에. -
서론은 그만. - 어이 지금까지 서론이었어? -
그래서 뭘 추천하겠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꾹꾹이를 추천하겠다. 하는 음악에 따라 좀 다를 수 있겠지만, 사실 장르적인 부분과 자신의 사운드 성향을 고민하는 연주자라면 이미 질문 자체가 좀 더 깊은 레벨로 발전했을 거로 확신하기에, 정말 초보라면 가장 기본적인 오버드라이브, 디스토션, 딜레이 정도를 갖추라고 조언하고 싶다.
"다루지 못하는 무기는 독이 될 수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음... 이유가 '단순'이다. 꾹꾹이의 '단일, 단순' 이미지는 초보자들이 관련 카테고리의 이펙터를 익혀가는 것에 매우 적합하다. 멀티이펙터에서 프리셋이나, 실제 어떤 이펙터가 모델링된지 모르는 수많은 시뮬레이션들은 오히려 초보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멀티이펙터를 먼저 선택했어도 위의 이유로 결국 오리지널 꾹꾹이를 다시 모으는 상황을 필자는 수도 없이 보았다.
- 실제 필자도 힐릭스 내의 티미가 너무 맘에 들어, 다시 티미를 구매할 예정이다. -
- 멀티이펙터 내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이펙터를 찾아서 선택하고 톤을 잡는 것과 생판 모르는 이펙터를 추가하여 익숙해지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는 필자 뿐만 아니라 주위의 많은 연주자가 그랬고, 확실히 모델링 된 이펙터를 다루는 능력은 오리지널을 알고 모르고에 따라 크게 달랐다. -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도 멀티이펙터를 사용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답답하고 어지러울 정도의 방대한 멀티이펙터가 아직 사전지식이 없는 초보에게는 부담되는 것일 뿐, 기계에 친숙한 연주자라면 초보자라도 기기설명을 보면서 잘 적응해 나가는 상황도 많이 봤다. 그럼에도 필자는 꾹꾹이를 먼저 접하고 개념에 익숙해진 후, 멀티이펙터 내부에 모델링된 이펙터들을 익혀나가면 좀 더 빠르고 오리지널을 모르는 이펙터라도 그 경험치가 그대로 적용될 거라고 생각한다.
"편리한 방대한 멀티이펙터,
오리지널 꾹꾹이, 앰프 몇 개만 적응해도 다루는 능력이 달라진다."
멀티이펙터는 정말 편리하다. 또한 솔직하게 얘기해서 이제 더 이상 아날로그 스톰박스나 앰프 등과의 퀄리티를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그리고 다 장르를 원한다면 멀티이펙터는 상당히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다룰 수 있을 때 얘기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자신이 기계를 좋아하고 복잡한 것을 잡고 오랫동안 연구하는 걸 좋아한다면 첫 시작이 멀티이펙터여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오늘은 꾹꾹이와 멀티이펙터 중 초보자에겐 꾹꾹이를 더 추천한다는 골자의 이야기를 풀어봤다. 사실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 정답이다. 그리고 구구절절이 써 놓았지만, 결국 개인의 선택이고, 이 글은 그저 하나의 의견일 뿐 답이 될 순 없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이 말이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 예쁘고 확 꽂힌 거 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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